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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이즈미를 위한 변명-일본 국가 재정파탄 5분전
    Fun & Feel/세상과 나 2008. 9. 27.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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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날때는 말없이..이렇게 눈감고 손만 휘휘 저으면 된답니다.

    아직도 일본국민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있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전 총리가 오늘 전격적으로 정계 은퇴를 발표하였습니다.

    본 포스트는 위기상황의 일본을 우려하고, 고이즈미를 위한 변명의 글을 올리는 것입니다.

    먼저 황당한 일본의 세입, 세출표를 하나 올립니다.

    [2005년 일본 중앙정부 세입 내역]
    총 규모------------82조 1829억엔(100.0%)
    국채발행 수입------34조 3900억엔(41.8%)
    소득세 수입--------13조 1640억엔(16.0%)
    법인세 수입--------11조 5130억엔(14.0%)
    소비세 수입--------10조 1640억엔(12.4%)
    기타조세 수입------12조 9519억엔(15.8%)


    [2005년 일본 중앙정부 세출 내역]

    총 규모------82조 1829억엔(100.0%)
    국채상환비----18조 4422억엔(22.4%)
    사회보장비---20조 3808억엔(24.8%)
    지방교부금---14조 5709억엔(17.7%)
    공공사업비----7조 5310억엔(9.2%)
    공공교육비----5조 7235억엔(7.0%)
    방위비--------4조 8564억엔(5.9%)
    기타---------10조 6781억엔(13.0%)

    중앙정부 예산의 42%를 국채에 의존하는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일까요? 남의 일이지만 상당히 황당합니다. 일본은 중앙정부 수입의 42%를 국채 발행에 의존하고 세출의 22.4%를 국채비(원리금 상환 비용)에 지출하고도, 국가 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거기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고령화의 급진전으로 '사회보장비'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한 가정의 가계부로 환산하면, 한달에 300만원을 쓰는 가정에서 수입은 고작 174만원이고, 나머지 126만원(42%)은 빌려서 맟춘다는 소리입니다. 그런데 이 300만원에는 이자와 원금의 일부로 나가는 비용이 672,000원(22.4%)이어서 실제 가용할 수 있는 금액은 233만원정도입니다. 게다가 더욱 문제는 빌리는 돈만큼 갚지 못해서채무가 점점 쌓여버리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차입비중이 높기 때문에 그 가계는 결국 파산이 불가분하고 점점 재정발란스가 무너지는 전형적인 악순환에 빠져있는 것이죠.

    그러면 일본의 이렇게 망해가는 세입세출에 대한 원인은 어디서 발생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자민당의 장기집권을 위한 과도한 선심성 예산에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좋은 글이 하나 있어 인용합니다.

    토건국가 일본의 고뇌 -우종원 일본 사이타마대 교수·경제학

    2007 년 5월 28일 도쿄에서는 마쓰오카 농림수산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충격적 사건이 일어났다. 그는 산하기관인 미도리(綠)자원기구의담합사건에 연루돼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던 차였다. 미도리자원기구는 전국의 임도(林道) 건설과 관련해 몇몇 회사에 몰아서 일을 주었는데 그 대가로 검은돈이 제공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올봄 우리 대학에는 멀리 홋카이도에서 한 시골 청년이 입학했다. 형편이 어려워 야간부로 들어온 이 청년의 꿈은 홋카이도가 다시는 유바리시(市)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지역사회를 제대로 일구는 것이다. 홋카이도의 서쪽에 위치한 유바리시는 올 3월 도산했다. 본래 탄광도시였던 유바리시는 석탄산업이 쇠퇴하자 관광을 기치로 내걸고 테마파크.리조트시설 등을 대대적으로 건설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600억 엔이 넘는 빚만 남은 것이다. 시의 재정파탄이라는 날벼락을 맞은 주민들은 살길을 찾아 하나 둘 외지로 떠나고 있다.

    한 정치가의 자살과 한 시골청년의 상경.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 둘은 그러나 깊은 곳에서 서로 맞닿아 있다.
    연결고리는 '공공사업'이고 '토건사업'이다. 전국적인 임도 건설도, 지방의 테마파크 조성도 다 재정지출에 의한 토목건설사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일본의 '토건의존증'은 심각한 수준이다. 인체로 치자면
    니코틴 의존증과 비슷하다. 의존증에 빠지는 경로는 다음과 같다. 정치가는 표를 원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표를 잃기 쉽다. 경기회복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전국적인 경기 부양에는 토목건설사업이 효과가 빠르다. 막대한 돈이 들지만 빚(국채와 지방채)을 얻으면 시행이 가능하다. 사업을 수주한 토건업체는 윤택해지고 여기에 고용된 지역주민도 한숨을 돌린다. '은혜'를 입은 토건업체는 돈으로, 지역주민은 표로 정치가에게 보답한다. 효용을 확인한 정치가는 새 사업을 추진한다. 위의 사이클이 반복된다.

    실제 선진국 중에서 일본만큼 공공사업 비중이 큰 나라는 없다. 1990년대의 '잃어버린 10년' 동안 일본의 공공사업 지출은 국내총생산 대비로 미국이나 독일의 2~3배에 달했다. 대신 사회보장 관련 지출은 상대적으로 억제되었다. 일본 사람 스스로 서구의 '복지국가'에 대비해 자기 나라를 '토건국가'라 야유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 시기 일본 경제는 좀처럼 좋아지지 않았다. 공공사업의 '약발'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결과 빚만 눈덩이처럼 쌓였다. 현재 일본 정부의 채무잔액은 국내총생산의 175%에 달한다. 미국은 64%, 독일은 71% 수준이다.

    이처럼 국가의 재정파탄이 우려되자 최근 들어 일본도 공공사업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담배를 피워본 사람이라면 니코틴의존증에서 벗어나기가 얼마나 힘든지 안다. 토건의존증도 마찬가지다. 당장 파이가 줄어든 토건업체는 최소한의 수주라도 확보하기 위해 담합과 정치인 매수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이미 토건업이 기간산업으로 돼 버린 일부 지방에서는 수주축소→고용축소→내수위축의 악순환에 빠지고 있다. 이런 '금단현상'이 장관의 자살과 시골청년의 상경으로 나타난 셈이다.

    돌이켜보면 토건국가 일본의 기초를 다진 사람은 70년대의 총리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다. 그는 '일본열도개조론'에서 "공업재배치와 교통.정보통신망의 형성을 통해 인구와 산업의 지방분산을 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국토균형개발'은 정치지도자가 누구나 외치는 슬로건이 됐고 토건사업은 그 유력한 수단이 됐다. 하지만 전국의 땅값만 올랐을 뿐 수도권 집중은 오히려 심화했다. 현재 지방에 남아 있는 것은 교통시설.공공시설.관광시설 등 '시설'뿐이다. 이를 일본 사람은 "하코(상자)"라 한다. 껍데기는 있는데 이를 운용할 알맹이는 없고, 하드는 있는데 정작 중요한 소프트는 없다는 의미다.

    우리는 어떤가. 두려울 정도로 모든 게 일본을 따라가고 있지는 않은가. 오랜 고뇌 끝에 지역자생력과 시민자율과 주민복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고 있는 현재의 일본을 보면서 우리 정치지도자는 어떤 교훈을 얻을지 무척 궁금하다.


    고이즈미를 위한 변명-실패한 국가개혁

    고이즈미는 한국에서는 고약하게 알려져있습니다. 일단 신사참배를 강행하는 똥고집등으로 이미지가 상당히 안좋은데요..

    고이즈미는 원래 당내 기반이 없어서 임시 수상격으로 임명된 자입니다. 서로 견제하는 각 계파에서 무계파인 고이즈미를 일단 수상에 앉혀두고, 나중에 차기 수상을 결정하자고 암묵적으로 동의된 인물이지요. 그의 정치생명은 국민들의 지지도와 자기편이라 착각(?)했던 우익의 지원으로 가능했습니다.

    이혼남이자 홀아비인 고이즈미가 수상이되어서는 당에 배신의 칼을 뽑습니다. 계파의 해체와 자민당 의원들의 자금줄인 우체국등의 민영화를 개혁등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계파 해체를 위해서 기존 할아버지-아들-손자로 이어지는 대대로 의원을 배제시키고 소위 '고이즈미 칠드런'이라 불리는 신진들에게 공천을 행사합니다.

    또한 각 지역의 토박이 의원들의 자금줄인 공기업과 우체국등을 민영화시켜나갑니다. 그리고 국가재정의 파탄을 막기위해 선심성 공약과 예산 배정을 줄여가지요. 고이즈미는 2006년, '경제재정 운영과 구조개혁에 관한 기본방침'이라는 재정개혁안을 통해 2011년까지 국가와 지방의 기초적 재정수지(프라이머리 밸런스)를 흑자화하겠다고 공언 해 경제적인 불안을 해소시켜 국민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습니다만, 이번 총재 선거에서 압승한 아소 총리는 재정지출 확대를 일관적으로 주장함으로써 일본은 그야말로 파산 시계가 다시 가동되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하자면 단순한 민심의 인기도만으로는 부족해, 정치적으로 그를 지켜줄 다른 정치집단이 필요했습니다. 이미 자민당 내부에서는 그를 경원시하는 험학한 분위기가 팽배했으니까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위해 그는 우익의 손을 빌려옵니다. 즉 주변국의 반발을 뻔히 알면서도 신사참배를 강행합니다. 그럼으로써 정치생명에 중요한 원군을 한쪽으로 얻습니다.

    하지만, 후에 우익신문인 요미우리의 회장이 "일년에 한번 신사에가서 참배하고 박수나 치는게 무슨 의미가 있냐. 그것은 쇼에 불과하다. 지금 일본에 필요한 평화헌법 개정과 자위대의 군대화 등 산적한 우익의 사명을 저버리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그를 비난합니다. 즉 우익으로 쇼를 했지만, 실제로는 자민당에게 든 배신의 칼을 우익에게도 겨누고 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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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폼만 그럴듯..실제로는 우익에 별로 도움이 안되었다고합니다

    당시 분위기는 이라크 전쟁으로 곤란한 처지인 미국에서 먼저 손을 내밀어 자위대를 군대화하고 헌법개정을 할 수 있는 대단히 유리한 상황이었습니다만, 고이즈미의 이 영양가없는 참배행위로 정치와 외교에서 격렬한 논란만을 불러일으켜 결국 평화헌법 개정과 자위대의 군대화에 중요한 호기를 놓쳐버리는 것입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 점에서 고이즈미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민당 계파의 해체와 선심성 예산의 축소는 바로 국회의원 선거 결과로 나타납니다. 야당인 민주당의 의석수 급증으로, 자민당은 이어 수상에 오르는 아베와 후쿠다 모두 야당의 눈치를 살피는 비참한 지경에 몰려 실각합니다.

    얼마전에 갑자기 사임한 후쿠다의 후임이 누가 되는가는 실질적으로 고이즈미가 추진 해 왓던 정치개혁과 국가재정의 건전화등에대한 정치적인 평가라고 할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이즈미의 희망과 달리 차기 수상에는 계파정치의 상징이자, 구정치의 화신이고 극우 똘만이인 아소가 압도적으로 당선됩니다. 고이즈미가 밀었던 여성 정치인은 지방쪽에서 단 한표의 지지도 얻지못하고 참패를 하게됩니다.

    이는 현 자민당의 몰락이 고이즈미가 추진한 개혁 때문이라는 당내 공감대가 형성되어, "나라가 망하든 말든 GO~를 외치자"는 니코틴 중독자의 반란인 것입니다. 돌고돌아 도로 자민당이 되어버린 상태에 이르러 고이즈미는 탈당을 해서 신당을 차리던지, 민주당에 입당하던지, 정계를 떠나는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탈당을 해서 그를 지지하는 신진 그룹을 이끄는 정치가로 남기에는 고이즈미가 이미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본의의 힘도 다해 어려워졌습니다. 남은 것은 민주당에 입당하는 것이지만, 민주당의 노선이 고이즈미에게 안맞는 점이 더 많습니다. 최근의 행적은 지방 마츠리에나 얼굴을 보이고, 볼링장에서 시합이나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참으로 인기가 많은 전 총리의 모습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행보입니다.

    쟈...이제 토건 국가의 향수를 지니고, 선심성대형 공사와 무자비한 국고의 낭비, 완전 불균형 예산을 자민당이 다시 도입하는 순간입니다. 니코틴 중독자인 국민들이 다시 자민당을 지지하고, 세금조차 인상시키지 않는다면 일본의 위기는 잠시 머문채로 있던 시한폭탄이 다시 가동되는 것 것입니다.

    우리가 왜 정치에 관심을 갖고 침튀겨가면서 정치를 말하는 지 아십니까?

    요즘 횡횡하는 미국 금융시스템의 몰락도 사실은 정치적인 이득을 위해 국가의 기본을 갉아먹은 부시정부에 책임이 있는 것이고, 얼마 있지 않아 불어닫칠 일본의 위기는 바로 구시대 정치로 일본을 이끈 자민당의 국가재정 디폴트로부터 시작될 것이라 감히 단언합니다. 이 모든 책임은 결국 정치를 침튀겨가면서 논하지 않은 그나라 국민성에 기인하는 것입니다. 부연하자면, 촛불들고 설치고 나라걱정으로 술자리에서 대통령 욕하는 게 다 나라를 위해서 좋다는 것입니다.

    부시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전쟁을 일으키고 승기를 잡기위해 천문학적인 군비를 퍼부어 국가 재정을 말할 수 없이 망쳐버렸습니다. 이를 만회하기위해 인위적인 경기부양(소위 니코틴중독)인 서브프라임 사태를 방치시키고, 이윽고는 금융시스템의 몰락을 경험합니다.

    시계제로인 일본은 어떻게될까요? 이미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겪어왓습니다만, 엄청난 국가마이너스재정은 미국의 사태 못지 않는 불경기를 자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폭팔 60분전에서 이미 55분을 써버려, 남은 기간은 5분입니다. 채깍채깍 1분이 1년으로 환산되어 흘러 갈 것입니다.

    저는 망해가는 일본을 떠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과거 정치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개혁되지 않는다면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안에 이 폭탄은 터져버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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